흐르는 강물처럼
파올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번역, 2008 문학동네
파올로 코엘료의 책 ‘연금술사’, ’11분’을 읽고 난 후에 세번째로 선택한 책이다. 짤막한 산문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파올로 코엘료의 생각, 느낌, 주위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작가의 생각, 현자들의 이야기, 작가가 겪은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해준다. 또한 가끔씩 나오는 유명한 작가로서의 여행, 삶 이야기는 작가라는 직업을 참 부럽게 만든다.
항상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옳은 일을 실행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중에서..
다르게 여행하기
철들기 전부터 나는 최고의 배움은 여행에서 얻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나는 순례자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 나와 같은 순례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얻은 여행에 관한 몇 가지 교훈을 나누고자 한다.
박물관을 피한다
이상한 충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잠시만 생각해보자. 당신이 낯선 도시에 있다면, 그 도시의 과거보다 현재가 더 흥미진진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박물관에 가는 걸 의무처럼 여긴다. 어려서부터 여행이란 그런 문화를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박물관은 중요하다. 그러나 박물관에 가려면 우선 충분한 시간과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무언가 기본적으로 봐야 할 것은 봤는데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안고 그곳을 나서게 될 것이다.
술집에 간다
술집에 가면 그 도시의 삶이 보인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술집이란 디스코텍이 아니라 오순도순 술잔을 기울이며 신과 세상에 대해 대화하고, 부담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만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신문을 사들고 한자리에 앉아 그저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자. 누군가 말을 붙이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 내용이라도 응하자. 문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는 길의 아름다움을 판단할 수 없다.
마음을 열자
최고의 여행 가이드는 현지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도시를 구석구석 알고 자신이 사는 곳에 자부심을 느끼며, 여행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거리로 나가 우리가 얘기하고픈 사람을 고르고, 그에게 길을 묻자. 교회는 어딥니까? 우체국은 어딘가요? 첫번째에 안 되면 두번째 사람에게 묻자. 해가 저물기 전에 멋진 안내자를 만날 것이다. 장담한다.
여행은 혼자서 가되, 결혼한 사람이라면 배우자와 간다
그래야만 정말 그 나라를 알 수 있다. 단체로 몰려다니는 여행은 다른 나라까지 가서 여행하는 시늉을 한 것밖에 안 된다. 모국어를 사용하고, 인솔자가 하라는 것만 하고, 방문한 나라보다 함께 간 사람들의 이러쿵저러쿵 하는 얘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비교하지 말자
물가도, 위생도, 삶의 질도, 교통수단도, 그 어느 것도 비교하지 마라! 여행의 목적은 타인보다 잘산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은,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사는지, 그들에게서 본받을 만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이 현실과 삶의 비범함을 어떻게 조화시키며 사는지 배우는 것이다.
모두가 우리를 이해한다는 것을 이해하자
그 나라 말을 못 한다고 겁내지 말자. 나는 한마디도 소통할 수 없는 많은 나라들을 여행했지만, 결국 언제나 나를 도와주고, 안내해주고, 유용한 조언을 해주는 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심지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 적도 있다. 어떤 이들은 혼자 여행을 하면 길을 잃고 영원히 미아가 될까봐 걱정한다. 하지만 호텔 명함이 주머니에 들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택시를 세우고 운전사에게 그 명함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너무 많이 사지 말자
돈은 운반할 필요가 없는 것들에 쓰자. 좋은 공연을 위한 티켓,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피크닉 등등. 오늘날처럼 글로벌 경제와 인터넷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비행기 초과 수하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도 무엇이든 살 수 있다.
한 달 안에 전세계를 다 보려고 하지 말자
나흘, 닷새씩 한 도시에 머무는 것이 일주일 안에 다섯 도시를 도는 것보다 낫다. 도시는 변덕스런 여자 같아서, 유혹당하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여행은 모험이다
헨리 밀러는 말했다.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교회를 발견하는 것이, 로마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를 참으며 시스티나 성당을 관람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어쨌는 시스티나 성당에 가자. 그리고 거리로 나서자. 골목길로 들어가 미지의 무언가를 탐색할 자류를 만끽하자. 우리가 마주칠 그 무언가가 분명 우리의 인생을 바꾸게 될 것이다.